그는 지금도 노래한다
“소리로 감정을 빚는 사람, 윤상”
한 번쯤은 라디오나 TV에서 그의 음악을 들으며, '이건 뭔가 다르다'라고 느낀 적이 있을 것이다.
잔잔하면서도 날카로운 멜로디, 세련된 음향, 그리고 허공을 스치는 듯한 목소리.
윤상이라는 이름은 단순히 '가수' 그 이상이었다.
그는 ‘감성 일렉트로닉’이라는 다소 낯선 표현을 한국 대중음악의 주류로 이끈 아티스트이며, 수많은 이들의 청춘과 감정선에 아름다운 배경음악을 남긴 음악의 설계자였다.
지금 이 글에서는 윤상 그의 음악 세계를 따라가 보며 그가 음악을 통해 우리에게 남긴 감정과 철학을 되짚어보려 합니다.
1. 1990년대 초반, ‘이별의 그늘’로 데뷔한 신인답지 않은 신인 - 1990~1994
윤상의 이름을 처음 들은 것은 1990년. 그의 데뷔곡 ‘이별의 그늘’은 당시 가요계에 단단히 각인됐습니다. 그 노래는 단순히 이별을 노래하는 발라드가 아니었습니다.
미니멀한 편곡, 절제된 감정 표현, 그 안에 담긴 깊은 서정성은 ‘이런 음악도 가능하구나’라는 놀라움을 주었습니다.
그는 등장과 동시에 한국 대중음악의 색채를 한층 세련되게 바꾸었습니다.
아이돌이 없던 시대, 트렌드도 없던 시대에 윤상은 본능적으로 ‘트렌드를 만드는 법’을 알고 있었습니다.
후속곡 ‘가려진 시간 사이로’, ‘한 걸음 더’ 등은 당시 대중이 익숙하지 않던 신스팝과 일렉트로닉 사운드를 담아냈고, 그가 단순한 발라드 가수가 아닌 뮤지션 그 자체임을 입증했습니다.
처음부터 작사·작곡·편곡을 도맡으며 그는 ‘한국형 싱어송라이터’의 기준을 스스로 세운 아티스트였습니다.
2단계. 대중성과 예술성의 경계에서, 프로듀서로 빛나다 - 1995~2010
90년대 중후반부터 윤상은 무대보다는 스튜디오에 머물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그곳에서 그는 더욱 강력한 존재감을 발휘하게 됩니다.
보아, 이승환, 이수영, 박효신, 이효리 등 당대 최고의 뮤지션들이 윤상의 음악을 통해 새로운 변화를 겪게 되었습니다.
특히 그의 작곡 스타일은 늘 감각적이면서도 절제돼 있었고 무게 중심은 늘 '감정'이 아닌 '감성'에 있었다는 점에서 차별화됐습니다.
이 시기 윤상은 이오스(E.O.S), MOOGADOM 같은 프로젝트 그룹을 통해 자신만의 사운드를 실험적으로 펼쳐보이기도 했습니다.
이는 대중성을 넘어서 한국 일렉트로닉 음악의 기틀을 다지는 작업이었습니다.
누군가는 “왜 노래 안 하냐”고 물었겠지만 윤상은 늘 “지금도 음악을 하고 있다”라고 말했을 것입니다.
그의 음악은 늘 조용했지만, 결코 작지 않았습니다.
3단계. 현재, 음악을 가르치며 여전히 만드는 사람 - 2011~현재
2010년대 이후 윤상은 음악 방송에서 다시 자주 얼굴을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그는 이제 무대 위의 가수가 아닌 음악을 가르치고 전하는 사람이었습니다.
K팝 스타, 프로듀스 101, 보이스 코리아 등 다양한 오디션 프로그램에서 멘토로 활약하며 후배들에게는 "음악이란 무엇인가"를 끊임없이 되물었습니다.
그의 멘토링은 기술이 아니라 철학에 가까웠습니다. "음 하나에 감정이 담겨야 한다"는 말은 이 시대 K-POP에 가장 절실한 조언이기도 했습니다.
한편으로 그는 여전히 음악 작업을 멈추지 않았습니다. OST, 전시 음악, 실험적인 음반 작업 등 장르와 포맷을 넘나들며 ‘지금의 감성’을 가장 고요하게 말하는 사람이 되었습니다.
윤상의 SNS에는 여전히 신보 소식, 공연 예고, 음악적 질문이 올라오고 있습니다. 그는 여전히 고민하고, 여전히 탐색하고, 여전히 창작하고 있습니다.
윤상의 대표적인 히트곡
1990 | 이별의 그늘 | 데뷔곡이자 국민 발라드, 윤상의 대표곡 |
1992 | 한 걸음 더 | 감성적인 멜로디와 세련된 편곡 |
1993 | 가려진 시간 사이로 | 몽환적 분위기의 대표 곡 |
1996 | 사랑이라는 이유 | 감성적 작곡력의 정점 |
2003 | 소년 | 전자음악과 감성 발라드의 결합 |
2008 | Memory (ft. 박정현) | 협업의 정수, 풍부한 감정 전달 |
윤상의 대표적인 수상내역
1990 | KBS 가요대상 | 신인상 |
1991 | 한국음악대상 | 올해의 남자 솔로 아티스트상 |
1993 | 골든디스크 | 본상 |
2001 | MBC 방송연예대상 | 베스트 작곡가상 (프로듀서 부문) |
2014 | 대한민국 대중문화예술상 | 국무총리 표창 |
윤상의 음악은 늘 조용했지만, 그 조용함이 세상을 바꿨다.
그는 단지 ‘노래 잘하는 사람’이 아니라 ‘음악이 무엇인지 아는 사람’이었다.
화려한 후렴구 대신 조용한 여백 속에 진심을 담았고 무대보단 음악 속에서 스스로를 증명해 왔다.
그의 음악은 지금도 누군가의 밤을 위로하고 누군가의 아침을 깨우고 있다.
윤상은 지금도 음악을 하고 있다.
그의 멜로디는 여전히 이어지고 있고 그의 감성은 시간 너머 우리에게 말을 걸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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