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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국화 - 한국 록의 봄을 피운 이름

by kallil 2025. 4. 22.

 

 

들국화 앨범사진.

 

 

 

이번 포스팅에서는 매년 선정하는 국내앨범100대 명반에서  항상 상위권에 이름을 올리는 들국화 입니다. 

 

세상의 모든 음악이 찬란한 빛을 담고 태어나는 건 아니다. 
어떤 음악은 허름한 지하 연습실에서 어떤 음악은 청춘의 외로움과 시대의 고통 속에서 자라난다. 
그리고 들국화. 
이들의 음악은 후자의 길을 걸었다. 화려하진 않았지만 그만큼 진실했고 그래서 더 오래 남았다.


1. 1985년, 마침내 세상에 피다

1985년 들국화의 이름으로 첫 앨범이 발매되었을 때 한국 대중음악의 지형도는 조용히 흔들리고 있었습니다. 
최성원, 전인권, 허성욱, 주찬권, 그리고 조덕환. 이들이 만들어낸 사운드는 록이었지만 그저 록이라 부르기에는 부족했습니다다. 
포크의 서정성과 블루스의 깊이 그리고 시대를 향한 뜨거운 외침이 그 속에 스며 있었습니다.

‘행진’, ‘그것만이 내 세상’, ‘제발’ 같은 곡들은 그 당시 음악 팬들에게 단순한 노래 이상의 의미였고 혼란한 사회 속에서 나를 지탱해주는 한 줄기 기도였으며 청춘이란 이름 아래 무언가를 믿고 싶었던 이들에게 보내는 위로였다. 
특히 ‘그것만이 내 세상’은 들국화를 넘어 전인권이라는 존재를 각인시키는 곡이 되었고 그 후로도 수십 년 동안 세대를 뛰어넘어 불리는 명곡으로 남았습니다.

그러나 이 화려한 시작 뒤에는 짧은 행보가 따라왔습니다. 멤버 간의 음악적 방향성 차이와 개인적인 사정들로 인해 들국화는 1집 이후 사실상 해체 수순을 밟는았습니다. 
그리 길지 않은 활동이었지만 단 한 장의 앨범으로 들국화는 한국 록의 좌표를 새로이 설정해버렸습니다.


2. 재결성과 부침, 그리고 또 다른 봄

90년대 초 그리고 2000년대 중반. 들국화는 몇 차례 다시 무대 위에 섰습니다. 
원년 멤버 중 일부가 다시 모이기도 했고 새로운 멤버들이 함께 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이 시기의 들국화는 첫 앨범만큼의 폭발력을 보여주진 못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들국화를 기억하는 사람들은 여전히 그들의 무대를 기다렸습니다. 왜냐하면 그들은 단지 음악을 했던 밴드가 아니라 하나의 상징이었기 때문입니다.

2008년 원년 멤버였던 최성원이 간암 투병 후 복귀하며 들국화는 다시 움직이기 시작했고 전인권의 목소리는 여전히 거칠고 뜨거웠으며 최성원의 베이스는 그 위를 감싸 안듯 흐르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 뜨거움이 채 식기도 전 2013년 주찬권의 갑작스러운 별세는 들국화에게 또 다른 슬픔을 안겼습니다. 이 시기는 들국화가 음악적으로 많은 것을 보여주기보다는 과거의 흔적들을 되새기고 다듬는 시간이었던 듯합니다. 
무대에 선 그들은 더 이상 젊은 반항아들이 아니었지만 여전히 ‘진심’을 노래하는 사람들이었습니다.


3. 전설의 현재형

2010년대 후반부터 최근까지 들국화는 더 이상 활발히 활동하진 않지만 그 음악은 여전히 살아 숨 쉬고 있습니다. 
전인권은 솔로 활동을 통해 무대를 이어가고 있고 그의 라이브 공연에서는 언제나 들국화의 노래가 빠지지 않습니다. 
그가 부르는 ‘행진’ 한 소절에 여전히 사람들은 눈시울을 붉히고 ‘그것만이 내 세상’에선 조용히 입술을 따라 움직입니다.

그들의 음악은 이제 어떤 신선한 유행이라기보다 깊은 뿌리처럼 자리잡은 고전이 되었습니다. 
밴드의 이름으로 새 앨범이 나오지 않아도 누군가의 청춘이 필요로 할 때면 들국화는 다시 피어납니다. 
여전히 누군가는 그들의 음반을 LP로 꺼내 듣고 또 누군가는 유튜브를 통해 처음 그 노래를 만나고 있습니다.


들국화의 대표적인 히트곡

그것만이 내 세상 (1985) - 들국화 1집, 대표곡 중 대표곡
행진 (1985) - 청춘의 상징, 전인권의 강렬한 보컬
세계로 가는 기차 (1985) - 사회적 메시지를 담은 곡
사랑일 뿐이야 (1986) - 최성원의 감미로운 보컬이 돋보이는 곡
매일 그대와 (1989) - 드라마, 광고 등에서 자주 사용되는 스테디셀러
다시 부르기 (리메이크) (2004) - '그것만이 내 세상', '행진' 등 재녹음판 수록

 

들국화의 대표적인 수상내역

1985년 - 한국방송대상 가수상 - 들국화 1집의 폭발적인 인기
1986년  - 골든디스크 시상식 본상 - 록 밴드로는 드문 대중성 획득
2007년 - 한국대중음악상 특별상 - 한국 대중음악에 끼친 지대한 영향 공로
2008년 -  MBC 한국대중음악상 공로상 - 들국화 재결성과 함께 수상
2013년 -  한국대중음악 100대 명반 1위 (1집)- 평단이 꼽은 한국 대중음악의 최고작
2021년 -   대중음악평론가 선정 '대한민국 레전드 밴드' - 유의미한 역사적 재조명

 

 

들국화 사진.

 


들국화는 끝난 밴드가 아니다. 그들은 ‘지금’이 아닌 ‘언제나’ 존재하는 밴드다. 
마치 시골길에 홀로 피어있는 들국화처럼 소박하지만 잊히지 않는 향기로 음악을 남겼다. 
그 노래가 흐르는 순간, 우리는 다시금 그 시절로 돌아간다. 
음악이 시간을 거스른다면 그것은 아마도 들국화 같은 이름을 위해 존재하는 말일 것이다.